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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벽돌집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박경희 (다른,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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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청소년 책을 읽으면 거북하고 불편할 때가 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부모가 내 아이는 그런 행동을 하지 말았으면 하는 청소년이 나오기 때문이겠고 더 중요한 이유는 그것이 엄연한 현실이라는 점일 게다. 아무리 이건 단순히 이야기 속에 나오는 허구일 뿐이라고 자기최면을 걸어도 현실성이 전혀 없는 이야기가 아님을 알기 때문이다. 

그렇다. 이 책은 부모들이 내 아이는 제발 이러지 말았으면 하는 아이들이 나온다. 그것도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장면이 펼쳐진다. 사실 준이 일진에 속하긴 하지만 본성이 나쁜 아이는 아니다. 전지적작가 시점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이 작가는 준에게 상당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그러니까 아무리 일진에 문제아라도 본성은 착하며 오히려 인간성이 나쁜 선생님이 등장하는 것은 아닐런지. 물론 현실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실제로 그러한 예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아무리 그렇다쳐도 여기에 나오는 '어른'들은 털보 선생을 빼고 모두 파렴치하고 인간이 덜 됐다. 상담사라는 사람이 원조교제를 하다 잡혀온 아이에게 거래를 요청한다는 설정이나 교사라는 사람이 무자비하게 학생을 패(이것은 때리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나 창피하다며 딸 면회도 오지 않는 부모 등 어느 하나 제대로 된 사람이 없다. 물론 그렇기 때문에 준과 수경이가 그런 곳으로 갈 수밖에 없었겠지만. 그러면서도 이것이 전혀 현실성이 없는 허구라고 단정짓지 못하는 게 더 슬프다. 

그래도 준은 엄마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새로운 삶을 살 수 있게 되었다. 하긴 엄마가 준이 어렸을 때부터 믿어주고 보듬어줬기 때문에 마음 깊은 곳에서는 선이 자리잡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기에 노숙자를 때리면서도 마음 속으로 갈등하고 일진회에 들어가서 그들과 어울리면서도 마음은 집에 있었을 것이다. 그런 것만 보아도 아이들은 본디부터 나쁜 마음이 있어서 못된 일을 저지르는 것이 아니라 자기도 모르게 휘말리기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제도권에서 바라보는 그들은 이미 고개를 절래절래 흔드는 아이들일 뿐이다. 솔직히 나도 겉으로는 이해하는 것처럼 말할지 몰라도 속으로까지 그들을 이해한다고 말하지는 못할 것 같다. 이처럼 그들을 더 벼랑으로 내모는 것은 사회며 어른들이다. 적어도 준이 엄마처럼 행동하는 사람이 많아진다면 조금 나아지지 않을까. 

현재 여기에 있는 아이들이 사용하는 말을 많이 써서 당췌 무슨 말인지 모르는 경우도 많았다. 거기서 벌써 나는 그들과 세대차이를 느낀다. 물론 친절하게 설명을 해줘서 별 무리없이 읽긴 했다. 아마 아이들은 이러한 은어 때문에 더 공감하지 않을까. 그러다가 몰랐던 은어를 배울까봐 약간 걱정되기도 한다. 하긴 그건 나만의 착각일 것이다. 딸은 이미 전부 알고 있을 테니까. 

작가가 제3자의 입장에서 수경이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우리'라는 표현을 써서 순간 시점이 혼동되기도 하고 하나의 사건을 이야기하고 한참이 지난 뒤에 전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며 '오늘'이라는 표현을 쓰는 등 헷갈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 책은 그처럼 문학적으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접근해야 할 것 같다. 한창 미래를 꿈꾸며 삶에 대한 희망으로 부풀어야 할 시기에 회색 벽돌집이나 분홍 벽돌집(약간의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결국 격리된 것은 마찬가지다.)에서 생활하도록 만든 것이 비단 개인의 책임만은 아닐 것이다. 

준의 행동을 따라가며 폭력을 휘두르는 장면이나 소년원에서 일어나는 일 등을 자세하게 다루고 있어 취재글이 아닌가 싶었다. 그러나 다행히 소설이란다. 하지만 또 다시 이야기하지만 어디선가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는 것이 마음 아프다. 이 책을 읽은 청소년들이 제발 자신을 사랑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한 번 나아간 길은 절대 되돌아 올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으면 좋겠다. 

written by 봄햇살(yes24)


Posted by 다른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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