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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에 이어 칠레·터키에서까지 지진 뉴스가 줄을 잇는다. 규모나 피해도 엄청나다. 사람들은 묻는다. 올해는 벽두부터 지진 참사가 왜 이리 크고 잦은가? 하지만 전문가들은 "실은 그렇지 않다"고 답하면서 단지 지진은 특정시기에 집중해 발생하는 경향이 있어 사람들에게 '착시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미 지질조사국(USGS) 지질학자 폴 얼(Earle) 박사는 말한다.

문제는 지진 피해 규모다. 학자들은 최근 들어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늘었다는 점에 주목한다. 미 콜로라도대 지질학자인 로저 빌햄(Bilham)은 지난달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지난 10년간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그전 10년보다 4배나 많았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도 2000~2009년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를 45만3000명 이상으로 집계했다.


최근 지진 피해가 두드러져 보이는 데는 인간 문명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대표적인 것이 급속한 도시화. 도시화 물결은 지진 단층선이 지나는 곳까지 범람했고 사람들은 너도나도 이곳에 모여들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재난질병연구소장은 AP통신에 "인구 밀집이 작은 사건도 큰 것으로 만든다"고 말했다. 더욱이 이 지역 건물들은 내진 설계를 갖춘 경우가 많지 않다. USGS의 얼은 "지진이 사람을 죽이는 게 아니라 건물이 죽이는 것"이라고 했다.                                                        조선일보 기사 중 : 2010.03.10 03:23 인용


그러면 지진에도 견딜 수 있는 건물은 어떻게 지어질까? 즉 건물을 지을 때 내진 설계의 원리는 무엇일까? 다른출판사에서 출간된 <왜, 건물은 지진에 무너지지 않을까>라는 책에는 건축물에 숨어 있는 과학 원리를 통해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이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아래에 책에 실린 내용 일부를 발췌정리 해 본다.

지진이 건물에 미치는 영향은 수평으로 부는 강한 바람과 비슷하지만, ‘갑작스런’ 강풍이라도 지진에 비하면 부드러운 편이기 때문에 지진이 훨씬 더 위험하다. 운동방향을 갑작스럽게 바꾸거나, 갑자기 시작되고 갑자기 멈추는 지진은 힘을 갑작스럽게 가하는 것과 같다.

시리얼 상자 밑에 놓여 있는 사포를 갑자기 잡아당겼을 때 상자가 반대 방향으로 넘어지는 것을 보면 확실히 알 수 있다. 마치 상자 반대 방향으로 힘이 작용하는 것과 같다. 상자가 무거울수록 갑작스럽게 작요하는 힘이 더 커지는데, 이는 관성의 법칙 때문이다. 따라서 지진에 견디기 위해서 건물은 수평력을 견딜 수 있게끔 골조가 튼튼해야 한다.

지진으로 인한 건물의 진동을 제한하려면 건물을 휘어짐에 강하게 지어져야 한다. 플라스틱 자를 한 손으로 잡고 수직으로 세우면 고층건물의 진동을 실험해 볼 수 있다. 다른 한 손으로 자의 꼭대기를 당겼다가 놓으면 자가 흔들린다. 즉 진동한다. 유연성이 좀 더 뛰어난 쇠자로 똑같이 실험하면 좀 더 천천히 진동이 일어날 것이다. 다시 말해 고층건물은 지진이나 바람에 의한 진동을 막기 위해 강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기술자들은 건물의 중량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건물의 진동을 줄이기 위해 동조질량감쇠기(TMD)라는 장치를 마련했다. 동조질량감쇠기는 커다란 콘크리트 블록 하나로 이루어져 있는데, 건물 상부에 있는 첨탑 안에 설치되어 스프링 두 개로 건물 양쪽 벽에 붙어있다. 콘크리트 블록은 기름이 얕게 깔린 탱크 안에서 미끄러진다. 콘크리트 블록의 무게와 스프링의 강도를 잘 조절하였기 때문에 건물이 고유진동주기로 진동할 때 콘크리트 블록은 건물과 같은 주기로 진동한다.

지진이나 강한 바람이 건물 꼭대기를 왼쪽으로 흔든다고 생각해 보자. 콘크리트 블록은 건물에 딱 붙어 있는 게 아니므로 움직이지 않지만, 블록 아래에 있는 건물은 바람 때문에 왼쪽으로 움직이게 된다. 이런 과정에서 블록의 왼쪽 스프링이 길어지고 오른쪽 스프링은 짧아지며, 이 두 개의 스프링은 건물이 중심 위치로 돌아오도록 건물을 밀고 당긴다. 더 나아가 건물이 제자리로 돌아오다가 두 개의 충격흡수장치에 의해 멈춰지게 되므로 건물은 콘크리트 블록을 지나치지 않고 중심에서 멈추게 된다.

만약 자유로운 진자처럼 움직였다면 중심을 지나쳐 계속 진동할 것이다. 그러나 건물의 진동은 동조질량감쇠기로 제어된다. 불과 몇 백 톤짜리 블록이 빌딩에 강철 중량을 많이 더하지 않고도 중량 수천 톤이 만들어 낼 수 있는 강도를 더해 준 것이다.

건물은 지진에 무너지지 않을까
카테고리 과학
지은이 마리오 살바도리 (다른,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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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왜, 건물은 지진에 무너지지 않을까>는 위에 예시한 것처럼 건축에 살아 숨 쉬는 과학, 수학, 예술, 문화 이해하기이며, 왜라고 질문하는 아이들에게 설명에 곁들인 그림을 보고, 실제로 간단한 도구를 이용해 책상 위에서 만들어 보면서 스스로 답을 찾게 해준다. 그래서 이 책은 미국 초등, 중등학교에서 수십 년 동안 교재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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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naver.com/career36/110077839917 

[출처] <왜 건물은 지진에 무너지지 않을까>|작성자 푸른꿈

 

왜 건물은 지진에 무너지지 않을까

마리오 살바도리 | 송민경 옮김

다른 2009.04.20

.

이책이 79년 출간된지 30년이 지나서야
나와 인연이 닿았다
아이를 키우지 않았다면 가지 않았을 어린이도서관 덕분이다. 

집짓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건축의 원리, 재밌었고
다 본 후에 에스비에스 스페셜 다시보기로
버즈두바이 짓는 과정을 보았는데
흥미가 한껏 높아졌다

내가 만약 선생님이라면
고학년 아이들에게 꼭 권해주고프다
특히 여자아이들에게 읽혀주고
세상에는 아름다운 동화나
착한 마음씨 나쁜 마음씨에 대한 책이나
기껏해야 역사이야기 예술교양 서적 이외에
머리를 굴려서 생각해야 할
힘의 원리나
정치 경제에 대한 분야에 대한
어색함을 미리 떨쳐주기 위해서 말이다.

 어린이도서관 사회, 과학 열람실에서
소민이는 대부분 "살아남기" 나 "와이" 같은 시리즈 만화를 대출한다

함께 가면 20권 가까이 빌릴 수 있는데
몇권을 할당해준다.
아직까지는 모든 책을 자기 맘대로 고르려 하지는 않는다
나머지는 내가 고른다
창작동화, 고전과 관련한 만화, 원리과학, 사회경제 이야기 등등 
아직 소민이는 창작동화 이외에는
줄글이 많은 책은 읽으려고 하지 않아서
과학이나 사회 책은 내가 주로 읽는다 

그래도 엄마가 보는 책의 제목들은 한번씩 보기 때문에
나중에 정말 숙제가 아쉽거나
새로운 지식과 감성에 목마를때
엄마의 눈을 빌려서
스스로 그 책들을 집어드는 날도 있겠지 

고전을 정리한 웅진 씨리즈가 있었는데
빌려와서 한두장씩 그냥 소리내서 읽어준다

9살도 읽어주면 좋아한다 
건축물의 원리를 설명한
간결한 그림과 실험방법 안내가
훌륭한 책이었다..
 전에 쓴 독후감은 이렇지 않았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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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의 추억
카테고리 취미/스포츠
지은이 김은식 (이상미디어,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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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의 매력은 단순히 승부의 짜릿함, 혹은 놀랄 만한 기록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더구나 벌써 서른 해 가까이 함께 나이를 먹어가는 프로야구쯤 된다면, 그것은 삶을 돌아보며 비추고 떠올리는 오랜 친구, 혹은 두툼한 앨범이나 일기장쯤은 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때로는 짜릿한 승부의 순간을 떠나 그것을 한 장씩 들추어보며 깊숙이 가라앉아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17쪽)

야구가 재미있는 것은 이기고 지는 승부 때문이 아니다. 사람이 공을 던지고 때리고 달리며 전하는 긴장과 희열, 눈물 때문이다. 그래서 야구는 드라마요, 인생이라고 하지 않던가.
우리는 바로 그 인생을 살아가며, 시장에서 동전 한 닢을 다투던 어머니의 악다구니가 민망한 것이 아니라 실은 아름다운 것이었음을 배워가지 않던가. (330쪽)


우리는 정말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일까. TV 속 개그맨의 주정이 결코 우스개로만 들리지 않는 이유는 우리 사회가 1등 만능주의 혹은 결과지상주의에 지나치게 쏠려 있기 때문이리라. 스포츠 세계도 MVP·챔피언·금메달리스트만 기억될 뿐 ‘아름다운 2등’이나 ‘값진 은메달’ 따위는 없다. 세상만사 어찌 항상 1등만 있고 기쁜 날만 계속되겠는가.

피나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끝없는 추락의 길을 걷기도 하고 와신상담의 세월을 보내야 한다. 한국 최초의 메이저리거 박찬호도, 아시아 홈런왕 이승엽도, 야구천재 이종범도 모두 인고의 세월을 견뎌야 했다. 그것이 바로 스포츠이며, 인생이며, 자연의 섭리다.

<책 읽는 경향>  경향신문 2010. 1. 18일자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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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자동차

다른 꿈 꾸기 2010. 1. 12. 15:26

올해 광복절에 전기 자동차가 선을 보인다고 합니다. 전기 자동차는 소형차 형태로, 1회 충전으로 160킬로미터를 갈 수 있고, 최고 속도는 시속 130킬로미터라고 합니다. 올 광복절에 출시 후 시범 운행을 거쳐 연말에는 공공기관에 판매를 시작한다고 하는데요. 또 한 번 자동차 역사에 한 획을 긋게 되네요.
그렇다면 현재 보편화된 자동차의 형태는 언제 시작되었을까요?
다른출판사의 <세계사를 바꾼 위대한 발명들>에서는 최초로 발명된 자동차는 개인의 취향대로 가지각각의 모양으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칼 벤츠가 자동차 표준 모델을 내놓고 동일한 형태의 자동차, 삼륜차를 제작하기 시작했고, 뒤를 이어 포드자동차에서 컨베이어 벨트라는 조립 라인을 고안해 내 자동차 대량 생산 시대를 열었습니다.
발명은, 살아 있는 것처럼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죠?
우리 주변에 있는 모든 기계가 발명과 진화의 결과물들이랍니다.



세계사를 바꾼 위대한 발명들
헬레인 베커 지음_스티브 아토 그림

미국의 자전거 기술자였던 헨리 포드는 대량 생산 기법을 통해 자동차 제조 사업에 뛰어들었다. 포드는 미시건 주 하이랜드 파크에 자동차 공장을 세웠다. 그리고 한 가지 일만 반복하는 조립 라인에 노동자를 배치하여 1913년에는 컨베이어 벨트를 설치하였다. 이제 사람은 움직이지 않고 벨트가 자동차를 움직여 주어 시간과 노동이 훨씬 절약되었다.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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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62층.
높이 828미터.
세계 최고 높이를 기록한 건물이 공식 개장했다.
삼성물산이 시공에 참여해 관심을 받기도 했던 건물이다.

이 높은 건물이 어떻게 무너지지 않고 서 있을까?
건축물에 숨어 있는 과학 법칙들을 멋진 삽화를 통해 쉽게 보여 주는 책.
<왜, 건물은 지진에 무너지지 않을까>를 소개합니다. 

 

마리오 살바도리 (지은이) | 송민경 (옮긴이) | 다른 | 2009-04-20

-차례

개정판 서문
옮긴이의 글: 새로운 시각으로 건물들을 보게 하는 책

1. 동굴에서 초고층 빌딩까지
2. 텐트 만들기
3. 보란 무엇인가?
4. 무엇으로 구조물을 만들까?
5. 건물의 바닥
6. 종이로 강철골조 만들어 보기
7. 건물의 토대
8. 토네이도, 지진, 기온의 변화가 건물에 주는 영향
9. 토네이도와 지진에 대처하기
10. 로프와 케이블
11. 막대와 돌멩이
12. 끈과 막대
13. 형태와 강도
14. 원통, 접시, 나비, 자전거 바퀴 그리고 달걀
15. 다시 텐트로 돌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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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이란.

다른 꿈 꾸기 2009. 12. 18. 17:50

책을 만드는 사람으로서 책을 마감할 때마다 생각한다.
'좋은 책을 만들었는가?' 
모호하고 기준도 없는 질문이지만,
이 짧은 질문 속에 든 모호함을 지우고 기준을 만들어 가는 일이
내게 있어 한 권 한 권의 마감이다.


그런 생각 끝에 끼적끼적해 보다 찾은 기사 하나.  

제대로 된 책 고르기 달인에게 물어봐
[그들은 왜 책을 읽는가] 파워블로거·특화된 서점 활용 강연 듣기
나만의 스타일과 안목 키우기


이윤주 기자 misslee@hk.co.kr
사진=임재범 기자 happyyjb@hk.co.kr

(위) 인문학 서적전문 북카페 '이음아트도서' (아래) 사회과학 전문서점 '그날이 오면'

앞서 <2008 국민독서실태>에서도 보았듯, 많은 독자들이 좋은 책을 읽고 싶어도 책 정보를 알 수 없어 독서를 못한다고 대답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대형서점, 신문 등의 책 정보가 넘쳐나지만, ‘제대로 된 책’을 고르지 못했다면, 다음 정보를 눈 여겨 보자.

파워 블로거를 활용하세요

작가이자 기호학자인 움베르토 에코는 언론 인터뷰에서 “인터넷에는 내가 필요한 정보가 없다”고 누누이 말해왔지만, 한국의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는 적어도 독서의 달인들이 소개하는 책에 관한 정보가 있다.

다음의 카페 <비평고원>은 이미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서평 전문카페다. 이 카페를 운영하는 조영일(카페 별명 소조)씨는 2004년 문예중앙으로 등단한 문학평론가. 그러나 이 카페의 서평 분야는 문학을 넘어선다.

장기간 서평을 올린 ‘불멸회원’의 경우 시골 약사부터 회사원, 인문학 박사 등 다양한 사람들이 필진으로 활동 중이다. 이들이 올린 인문, 사회과학, 자연과학을 넘나드는 폭넓은 서평과 칼럼으로 회원 수 9000명에 달하는 최대 서평 카페로 성장했다.

출판 관계자들이 운영하는 ‘전문가 블로그’도 눈 여겨 볼 만하다.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한기호 소장이 운영하는 블로그 <세상의 창>(http://blog.naver.com/khhan21/)에는 신간 서평은 물론, 국내 출판 시장에 관한 최신 정보도 매주 업데이트 된다. 인문학 이외에도 자기계발서, 경영서 등 신간 서평이 강점이다.

출판사 그린비의 직원들이 운영하는 블로그(http://www.greenbee.co.kr/blog/)에는 그린비에서 출간된 인문 서적 이외에도 인문, 사회학 고전 서평과 토론 내용이 올라와 있다. 서평 이외에도 출판사 직원들의 책 고르는 기준, 독서 고충 등 독서에 관한 다양한 정보가 담겨 있다.

특히 블로그의 한 코너, ‘출판 편집 이야기’의 경우 저작권, 출판사 브랜드 등 출판 시장에 관한 전문적인 정보가 담겨 있고, 또 다른 코너 ‘인문학 해외 통신’에서는 인문학 연구공동체 <수유+너머>의 연구원들이 해외 인문학 트렌드를 소개하고 있다.

특화된 서점도 좋아요

책을 고를 때 ‘나만의 스타일’을 원한다면 특화된 서점을 찾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혜화동 동숭아트센터 근처에 위치한 <이음아트>는 문화예술로 특화된 서점이다. 인문, 사회과학을 중심으로 신간을 소개했지만, 근처 공연 예술인들이 즐겨 찾는 서점의 위치 덕에 몇 해 전부터 예술 서적도 다수 소개하고 있다. 이곳의 주인인 한상준 씨는 20년 간 신문 서평을 스크랩해 온 전문 북마스터. <이음아트>는 한 달에 한 번 서점에서 공연을 올리거나, 전시회를 하는 등 복합문화공간으로도 이름을 알렸다.

종로구 창선동의 <가가린(Gagarin)>은 헌책방과 소규모 출판물을 함께 소개하는 독립 서점이다. 독립서점이란 ‘작가가 직접 소량 생산한 출판물을 파는 전문 서점’을 말한다. 전문 잡지, 인문서적, 예술서적, 사진집, 전시회 도록 등을 3~4권씩 소량으로 소개한다.

인문, 예술, 패션에 관심 있는 독자들이 해당 분야 전문 서적을 찾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독립 서점의 특징 상 작가와 직거래를 하는 방식이 대다수이기 때문에 전문가에게 조언을 듣기도 좋다. 국내에는 3~4년 전부터 생겼지만, 아직 서울을 중심으로 몇 군데에서 이런 시도를 하고 있는 정도다.

지난 해 10월 문을 연 선재 아트센터 1층 <더 북스>(The books)는 서점과 카페, 전시장을 합쳐놓은 일종의 독립 서점이고, 청담동에 있는 <데일리 프로젝트>는 의류 매장과 카페, 전시장을 운영하면서 가게 한 켠에 패션 관련 독립 잡지들을 배치했다.

<인디고 서원>(http://www.indigoground.net/index.html)은 부산에 있는 청소년 인문학 전문 서점이다. 2004년 문을 연 이곳은 중고등학생들에게 알맞은 인문, 사회 도서를 추천하고 독서 모임을 만들어 부산지역 인문학의 메카로 통한다.

이 밖에 서울대 <그날이 오면>, 성균관대 <풀무질> 등 대학가를 중심으로 인문, 사회과학 서점이 아직 남아 있다.

강연과 함께 읽으면 일석이조

그래도 책 읽기가 어렵다면, 독서 달인들의 말에 귀 기울여 보자. 앞서 인터뷰한 시인 겸 문학평론가 장석주 씨는 내용을 예측할 수 없는 소설보다 인문학 서적을 평균적으로 더 빨리 읽는다고 했다. 배경지식이 있으면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일 때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미 사전 지식이 많은 사람은 책도 빨리 읽고, 내용도 훨씬 잘 이해한다. 따라서 인문, 사회과학, 예술 서적을 처음 접할 때 이에 관련된 강연을 함께 듣는 것도 책을 잘 읽는 방법이다.

이달 3일부터 16일까지 황지우 전 총장 등 한국예술종합학교(이하 ‘한예종’) 전·현직 교수들이 강사진으로 참여하는 일반인 대상 문화예술캠프가 열린다. 서울 정동 프란체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리는 ‘2009 자유예술캠프’는 모두 8개 강좌가 개설되고 한 강좌는 2시간짜리 4∼5강으로 구성된다.

김소영 영상원 교수, 김채현 무용원 교수, 소설가 복도훈, 시인 성기완씨 등 10명이 강사로 참여한다. 수강료는 각 1만원으로 비교적 저렴하다. 네이버 카페(http:://cafe.naver.com/freeuniv)에서 수강 신청할 수 있다.

따로 시간을 내기 힘들다면 문화예술 동영상 강연 사이트 <아트 앤 스터디>(http://www.artnstudy.com/)를 참조해 보자. 김윤식 명지대 석좌교수의 ‘한국 근현대문학사’를 비롯해 미학이론가 진중권 씨의 ‘현대예술의 철학’, 임석재 이화여대 교수의 ‘서양 건축사’ 등 문화예술에 관한 수백 개의 동영상 강좌가 올라와 있다. 가격은 10~12개 강의 당 4~5만원가량이다. 소설가 조정래 씨의 ‘문학과 인생’, 김지하 시인의 ‘고리의 미학’ 등 무료 강연 동영상도 있다.

올 가을쯤이면 서울대 교양수업도 온라인으로 수강할 수 있다. 서울대 교수학습개발센터는 지난 26일부터 사회과학과 인문학, 과학, 의학, 예술, PBL(문제중심학습) 특강 등 6개 영역의 19개 온라인 강좌를 마련한다. 교수와 학생 등 500명을 대상으로 이달 중 시험운영을 거친 뒤 이르면 10월께 일반인에게도 콘텐츠를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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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도 우주 여행을 떠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될 예정이라고 한다.
예천천문전문센터는 2013년을 목표로 파일럿 한 명과 승객 한 명을 태운 달 탐험 우주선을 운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바야흐로 우주 시대에 접어들었음을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우주로 여행을 떠난다? 머지않아 체험! 우주 정거장(다른출판사, 2007)이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책이 될지도 모르겠다.

 아래에 문화일보 기사를 함께 싣는다.

 


“국내서도 떠나요, 우주여행!”

예천천문센터, 美 우주선 도입 추진
박천학기자 kobbla@munhwa.com
오는 2013년에는 국내에서도 우주여행을 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경북 예천군 감천면에 위치한 민간재단인 예천천문우주센터가 이를 실현하기 위해 민간 유인우주선 도입을 추진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예천천문우주센터는 18일 오후 센터내 3층 강당에서 미국 민간 유인우주선제작사인 XCOR 에어로스페이스사의 제프리 그리슨 회장과 ‘LYNX MK II 우주선’(조감도) 도입을 위한 구속력 있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고 15일 밝혔다. 그리슨 회장은 미국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민간 유인우주비행위원회 위원이다.

센터는 이 우주선을 2013년쯤 도입해 운항할 계획이다. 우주선은 비행기처럼 활주로(2.4㎞)를 이용해 이착륙하며 추진체는 4기의 로켓엔진(추력 4.9t)을 사용한다. 이륙 4분20초만에 우주에 도달한 뒤 1시간 후 복귀한다. 센터는 국방부와 협의해 예천공항의 활주로를 사용할 예정이다. 센터측에 따르면 우주선은 2인승으로 파일럿 1명과 승객 1명이 타게 되며 우주여행 이용료는 1억원대로 예상된다.

센터 관계자는 “XCOR 에어로스페이스사에서 Lynx MK Ⅱ 우주선 개발전 모델(로켓플레인)을 제작, 이미 2000여차례에 걸쳐 대기권 시험 비행에 성공한 상태”라며 “우주여행을 할 Lynx MK Ⅱ 우주선은 2011년 1호기에 이어 곧바로 제작되는 2호기를 들여온다”고 말했다. 센터는 승객을 상대로 3~4일간 지상훈련을 한 뒤 대기권을 벗어난 고도 115㎞ 우주공간에서 태양과 별, 은하수를 관찰하고, 파랗게 빛나는 지구를 무중력 상태에서 감상하는 우주여행을 서비스할 계획이다. 이 고도에서 25㎏급 이하의 인공위성을 부스터로켓에 장착해 발사하는 등 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안착시키는 모습도 선보일 예정이다.

조재성(43) 관장은 “달탐사대회가 열릴 예정이고 우주여행 상품도 속속 등장하는 등 우주시대가 급속도로 앞당겨지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이러한 시대에 빨리 진입하기를 희망하는 차원에서 민간 우주선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천 = 박천학기자 kobbl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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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쇄술이 발달하기 전 시장에서 이야기꾼이 돈을 받고
적벽대전이니 최척전이니 채봉감별곡이니를 읊어 나가던 시절,
구전으로 끊임없는 리메이크를 거듭하던 공동 독서 혹은 창작의 시절,
그때 그 사람들에게 소설이란, 그야말로 소설 뭐 별 거 있나, 아니었을까.

요즘 들어 글쓰기 관련 책들이 대유행하고,
대중들의 문학 창작에 대한 욕망 또한 곳곳에서 눈에 띈다.
소설이 장르로서의 장벽 없이 창작층을 넓혀 가는 것은 실로 반가운 일이다.

오래 지난 기사긴 하지만 "누구나 소설 쓰는 시대"라는 한겨레의 기획을 담아 본다.
작품 공모전이나 소설 창작 강의 목록이 들어 있어 유용한 정보가 될 듯하다.





누구나 소설 쓰는 시대



[한겨레21] [표지이야기] 거액 공모전이 늘어나고 인터넷 창작 사이트가 문턱을 낮춰…

몰입과 상상의 짜릿한 매력이 점점 사람들을 붙드네


“박완서 좋아.” “누군데? 가순가?” “그건 박완규고. 됐어.”

지난해까지 권태성(28)씨에게 소설가 박완서는 모르는 사람이었다. 이런 대화를 나눴던 여자친구는 시인과 바람이 나서, 찬바람이 부는 날 그를 떠났다. 올 초 서울 강동에서 멀리 종로까지 영화를 보러 갔다가 서점을 들렀다. 그는 한 번도 소설을 읽어본 적이 없었다. 결석과 출석이 반반이던 고등학교 시절, 교과서에 나오는 소설도 끝까지 다 읽어본 게 없다. 큰 서점은 초등학교 3학년 때 아버지와 들른 뒤로 처음이고, 초등학교 때 만화책을 보러 들락거리던 뒤로 서점 자체도 오랜만이다. <외딴방>, 여자친구 방에 있던 소설이 눈에 띄었다. “너는 우리들 얘기는 쓰지 않는구나, 차가운 물이 한 글자씩 이마에 떨어졌다”는 문장이 그의 이마에 차갑게 떨어졌다. “단어를 다루는 사람이 존재하는구나.” 그날부터 소설을 잡았다. 소설 읽는 사람을 찾아 문화센터 강좌에 등록했다. 소설을 쓰는 강좌였다. ‘숙제’로 주인공 이름이 ‘태성’인 생애 최초의 소설도 썼다. 여자친구한테서 오랜만에 연락이 왔다. “왜 나한테 책 읽으라고 그러지 않았어?”로 시작한 대화는 ‘너무 밉다’는 것도 잊어버리고 ‘독후감’을 읊으며 길게 이어졌다.

“태성은 유치장에 끌려가다가 창밖을 보는데, 이른 새벽 점점 푸른빛으로 변해가는 하늘에 별 같은 작은 불빛이 하나 있다. 태성은 눈을 떼지 못하고 보는데, 그 불빛이 움직인다. 태성 허탈하게 웃으며 생각했다. 교도소. 독방만 아니라면, 지금보다 나을지도 모르겠다.” -권태성의 첫 소설 <컨테이너에 가라앉은 광어> 결말

도대체 누가 소설을 쓰는가. 한 줄에서 다음 줄로 옮겨가는 눈동자가 움직임의 다인 세상이, 화려한 색깔과 빵빵 터지는 음악으로 무장한 세상을 어떻게 이겨내고 있는가. 놀랍다. ‘문학이 죽었다’라고 쉽게 말하는 세상에 고요한 견딤은 여전히 힘이 세다. 소설가 통계도 완전하지 못할 터이니, 소설가 지망생 수를 알 방법은 묘연하다. 간접 추론. 완성하지 못하고 꿈만 꾸는 자 많겠으나, 많은 이들이 마지막 마침표를 찍은 작품을 신춘문예 공모에 보낸다. 이 신춘문예 응모자 수는 가파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문학동네신인문학상의 경우 1997년 1년간 328편이 문을 두드렸는데, 10년 만인 2007년 1천 편을 넘어섰다. 3배다. 2009 경향신춘문예의 경우 단편소설 부문에서 지난해의 3배인 1075편이 몰리는 기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공모전 자체가 늘어나고 있는데도 그렇다. 위즈덤하우스·SBS·쇼박스 등 출판사·방송사·영화사가 공동 주최한 1억원 고료의 멀티문학상이 올해 7월 첫 당선자(김이환 <절망의 구>)를 배출했다. 응모작은 국내 장편소설 응모로는 역대 최대인 448편을 기록했다. 올해는 높은 상금을 내건 공모가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상자기사 참조).

한겨레문화센터는 중급 소설 작법 과정인 ‘소설 창작 과정’ 주말반을 4월 추가 개설한 데 이어, 등단을 겨냥한 ‘소설 창작 아카데미’를 8월21일 개강했다.

인터넷서점 알라딘은 지난 7월15일 창작 블로그를 열었다. 한 달 반 만인 9월1일 현재 창작 블로그 연재자 수는 857명에 이른다. 하루 평균 방문자 수는 1만2천 명 내외다. 알라딘은 7~8월 중 신규 가입자 수가 23% 증가하면서 인터넷 서점 중 유일하게 증가세를 보였다. 홍보팀에서는 창작 블로그로 인한 새로운 신입회원 영입 때문이라고 추측한다.

“시민혁명·산업혁명·종교개혁 등은 근대사회로의 발달을 재촉했고, 이와 더불어 시민들이 자각하고 그들의 삶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이때 나타난 소설 속 주인공들은 보통 사람들이나 천민들이었다. 귀족이나 왕 같은 인물에서 보통 사람, 일반 서민들로 바뀐 것이다. 이때부터 소설은 시로부터 왕좌를 빼앗게 되었다.” -한승원, <한승원의 소설 쓰는 법>

인터넷이 보통 사람의 글쓰기를 유도하더니 이제 진입장벽이 높았던 소설도 스스로 그 벽을 낮추고 있다. 박진 문학평론가는 전문적인 글쓰기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글을 쓰는 게 전문가의 전유물이 아닌 시대다. 예전에는 평론가의 영역이 따로 있었지만 최근에는 그 영역이 허물어지고 있다. 시사평론가, 영화평론가, 기자들 다 마찬가지다. 소설도 꼭 쓰는 사람이 따로 있는 게 아니게 되었다. 그리고 이것은 소설, 이것은 소설 아닌 것 같은 구분도 일반인에게서는 사실상 사라져가고 있다.” 알라딘 창작 블로그의 방문자 상위 10위 안에는 일반인 블로그 4개가 포진하고 있다.

무려 4위에 랭크된 <내 이름은 나정연>을 연재하는 차새(본명 임정빈)는 고등학교 2학년이다. 첫 회에 붙인 ‘작가의 변’에서 그는 “제 청소년 시절 마지막 작품이자 최고의 작품으로 기억에 남고 싶습니다”라고 적었다. 차새는 중학교 때부터 소설을 썼다. (“오래된 일이라 기억나지 않”아서 시기가 모호한) 중학교 1~2학년 때 쓴 <사형>은 실수로 사람을 죽인 사형수가 과학에 이용당하는 이야기이고, 지난해 겨울에 100회 분량을 쓴 <사기의 신>은 만화 <도박묵시록 카이지>에 영향을 받아 구성한 추리소설이었다. <내 이름은 나정연>에 대해선 “횟수는 200회 정도로 생각하고 있으며 지난 2월부터 메모를 해온 작품이다. 제목이 말랑말랑한 연애소설이 아닐까 하는 느낌을 주는데, 앞은 밝지만 뒤로 갈수록 어두워진다”라고 설명한다. 차새에게 한 회라 함은 스크롤바를 내려 지겹지 않은 분량일 텐데, ‘어른’ 기준으로 따지자면 7~10매 정도의 분량이다. 200회 소설의 토막 역시 ‘책만 읽는 어른’이 상상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나뉘어져 있을 것이다. 차새는 소설을 쓰는 이유를 “제가 상상하는 것만으로 즐거운데, 그것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어서 즐기면 더 좋지 않나요?”라고 말한다. 종이로 나온 출판물을 읽고 독후감을 쓰는 이들과는 다른 ‘소설 메커니즘’이 차새를 비롯한 청소년에게 존재한다. 읽는 것은 쓰는 것이고, 영향을 받는 것은 창작하는 것이다.


‘소설가’가 소설을 내는 시대도 지났다. 일러스트레이터 이강훈씨도 소설책을 펴냈다. “그림으로 표현하고 싶은 게 있고 글로 표현하고 싶은 게 있잖아요.” 소설가 정이현을 우연히 만난 자리였다. “모임을 하나 만드시지요.” 아, 그런 방법이 있었구나. 주위 사람 4명을 끌어모아서 모임을 꾸렸다. 등단한 작가도 있었고, 초짜도 있었다. 주위에서 속속 “쑥스럽지만, 나도 예전부터…”라며 ‘커밍아웃’하는 사람들이 합류해 지금은 모임 인원이 10명에 이른다. 그리스 사람들처럼 느릿하게 걸으며 쓴 여행기 <지중해식 인사>는, 모임을 거치면서 여행과 소설이 결합된 <도쿄 펄프 픽션>으로 발전했다. 이미지로 생각하는 습관이 된 이강훈씨의 소설은 이미지가 먼저다. 일러스트레이션과 곁들여 아귀가 맞는다. 이 분야의 전문가가 되고 싶지는 않는 이강훈씨가 소설을 쓰는 이유는 즐거워서다. “여행기를 책으로 낼 생각을 했는데, 너무 재미없더라고요. 여행 경험의 플롯에 상상을 집어넣으니까 재밌었어요. 상상하니까 여행도 즐거워졌지요.”

일군의 소설가 무리에 최근 합류한 차관급 공직자도 “너무 즐거워서” 소설을 썼다. 최민호 행정안전부 소청심사위원회 위원장은 자신이 펴낸 <아웃터넷>을 ‘지식 기반 소설’이라고 이름 붙였다. 그는 2002년 충남 안면도 국제꽃박람회조직위원회 전시유치부장으로 식물 공부를 하면서 소설 구상을 했다. 공부와 소설이 함께 시작됐다. 2005년 미국 연수를 간 1년, 텅 빈 여가 시간을 그는 소설 쓰기로 채웠다. “제가 가진 식물 지식을 쓰고 싶었는데, 그런 이야기는 아무도 안 읽잖아요. 소설이라는 당의정을 입혔죠.” 전략적 사고가 만난 것은 달콤함이었다. “막상 겁없이 시작을 했는데, 의외로 재미가 있었어요. 상상한다는 것이 그렇게 즐거울 수 없습니다. 소설에 꽃나무와의 대화가 나오는데, 대화 모두가 상상일 수밖에 없죠. 구상한 것을 컴퓨터로 치는데 빨려 들어갔습니다.” 한번도 맛본 적이 없는 몰입이었다.

소설에선 예상치 못한 즐거움의 축복이 쏟아져내린다. 붙들리면 사로잡힌다. 사로잡히면 붙들린다. 누가 보지 않아도 좋다. 이은정(36·가명)씨는 남들에게 보여주지 않는 소설을 쓴다. 독자가 있는 작가 시절도 있었다. 중학교 시절, 재미없는 수업 시간에 끄적여놓으면 반 친구들이 쉬는 시간에 순서대로 돌려가면서 본 ‘로맨스 소설’의 작가였다. 작가 기질은 드라마를 보면서 “에이씨, 나라면”으로 발현됐다. 내 마음대로 결론을 써보고 싶었다. 소설 욕망은 ‘자기 목적성’을 가지고 팽창해갔으니, “결혼은 했는데 2~3년 지나니 이 남자가 이상형이 아니었다. 묵묵히 지지해주고 따뜻하게 감싸안아줘야 하는데…” 현실의 남자는 그렇지 않았다. 그런 경우 많은 사람들은 바람을 피운다. “바람을 피우려니 귀찮기도 하고, 바람을 피운다고 만나는 남자가 이상형일 리도 없다.” 그는 이상형을 자신의 마음속에서 조각해내기 시작했다. 경찰직 공무원 생활을 잠깐 쉬면서 다니는 대학원의 방학마다,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낸 뒤 또는 밤에 공부한다고 컴퓨터방에 박혀서 소설을 썼다. 중학교 시절의 ‘로맨스’에 결혼 뒤의 ‘경험’이 생생함을 더했다. “살림이 안 된다. 대충 청소하고 글 쓰러 방에 가고, 애한테도 대충 있는 거 먹일” 정도로 소설에 붙들렸다. 소설 쓰기는 연애처럼 정신 못 차리게 짜릿했다.

“이미 짐작을 하신 분들도 계시겠습니다만 일기를 적거나 편지를 쓰거나 그런 것에 자주 매달리는 사람들은 대개가 바깥 세계에서 자기 욕망의 실현에 실패를 하는 경향이 많은 쪽이기 쉽다는 것이 그것입니다. …현실의 질서에는 자신이 굴복하고 실패할 수밖에 없으므로 이번에는 그 세계가 거꾸로 자신에게 굴복해올 수밖에 없도록, 그 세계 자체를 아예 자기 식으로 뒤바꿔놓을 수 있을 어떤 새로운 질서를 음모하기 시작한단 말입니다. 좀더 문학적인 표현을 빌려 말한다면, 자기의 삶의 근거를 마련하려는 일종의 복수심이지요.” -이청준, ‘지배와 해방-언어사회학 서설3’, <자서전들 씁시다>

이성은(34·가명)씨는 딱 한 편의 소설을 썼다. 어느 날 회사에서 밤늦게 퇴근을 했다. 새벽 1시였다. 택시를 불렀다. 윗분의 심기가 불편해 여기저기 폭탄을 맞은 동료들이 함께 택시를 타고 갔다. 아가씨가 3명이었다. 택시 운전사는 3명의 아가씨에게 “어디서 일하는 분들이슈”라고 음침한 눈길을 보내더니, 3인의 억울하고 기가 막힌 사정 이야기를 잠자코 들은 뒤 한마디 말을 던졌다. “그런 회사는 확 불을 질러버려야 돼.” 그날 밤 이씨는 책상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운전사는 그날 밤 그 회사를 찾아갔다. 그의 손에는 시너와 라이터가 들려 있었다”고 끝나는 소설을 썼다. “사이트에 올렸다가 조회 수도 낮고 부끄럽기도 해서 삭제했지요. 그런데 글 쓰는 중에는 얼굴이 화끈 달아오를 정도로 쾌감이 있더라고요.”

소설은 구제 불능으로 약한 자들의 이야기다. 약하지 않은 자 누가 소설을 쓰는가. <소설 이명박>처럼 재미없는 소설이 있을까. 그들의 예를 들면,

‘나’는 발레리노의 다리를 닮은 육감적인 굴곡의 손가락을 가진 남자가 베푸는 친절과 호의를 뿌리칠 수가 없어서 그 남자와 스타벅스 카페라테 톨사이즈를 끊임없이 마시고, 남자가 결혼하고 싶은 여자 이야기를 한 뒤에는 그 손길이 나에게만 미칠 리가 없었음에 헛물 올라오는 고통을 참고, 돌아온 남자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그의 회사 앞으로 가고, 그 남자가 깁스한 모습을 보자 단호하게 남자를 집까지 바래다준다(이지민, ‘그 남자는 나에게 바래다달라고 한다’).

20년간의 결혼 생활을 청산하고 아파트를 이혼한 아내에게 넘긴 뒤 다락방을 전전하는 아치는 박대만 당하는데도 친척들과 사는 옛 아내의 집을 수시로 찾아가고, 마지막으로 망가지고 필요도 없는 후버 진공 청소기를 찾으러 가고, 자신이 쓸모 있는 사람임을 보여주기 위해서 히스테릭한 친척들 목하, 공구함을 꺼내서는 진공 청소기를 고치고 그 진공 청소기로 자살을 결행하기에 이른다(제이디 스미스, <하얀 이빨>).

왕년의 스타급 육상 선수인 캐시는 술이 취한 날이면 의자와 탁자로 장애물을 만든 뒤 펄쩍펄쩍 뛰어 거실을 몇 바퀴나 돌고(존 치버, ‘오, 젊음이여 아름다움이여!’).

매춘부 아내의 돈으로 사는 ‘나’는 시장을 하염없이 돌아다니다가 정오의 사이렌 소리를 듣는다(이상, ‘날개’).

철도가 끊긴 시간 술에 취해 철도 공무원의 질긴 채근을 받은 뒤에야 부스스 일어났던 일은 다른 사람에게 말하기 민망하고 어수룩한 일이 될 것이나 소설 속에서는 고뇌를 담은 몸부림으로 다시 태어날 수도 있을 것이니, 성공과 펀드와 부자 아빠와 10억 연금의 시대에 소설은 노숙자를 구하고 알코올중독자를 변호하고 정신이상자가 믿는 세계를 진심으로 믿어준다.

‘누구나 소설을 쓰는 시대’는 전망 없는 시대와도 통한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위기를 겪은 뒤 1998년 소설 응모작 수가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 적이 있다. 소설 쓰기를 자본이 들지 않는 ‘창업’으로 여겨서다. 한겨레문화센터에서 소설 강의를 하는 김현영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직장에 다니는 많은 분들이 불안감을 안고 살아간다. 인생 2막을 생각할 수밖에 없는데, 옛날부터 하고 싶었던 것을 해보려고 소설을 붙드는 것 같다. 글 쓰면서 사는 게 가난하더라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마침내 회사 측은 어떤 회사와 흡수·합병하기 위하여 700명의 사원을 정리하겠다고 조합에 통보를 했고, 따라서 모두가 알게 된 그 정보는 이용가치가 없어졌다. 이튿날부터 험악한 공기가 사내를 떠돌기 시작했고, 상사도 부하도 없어졌다. 그토록 견고하게 보였던 질서가 한 시간 단위로 무너져내리는 것을 확연하게 알 수 있었다. …유능한 영업사원은 고액으로 스카우트되어 다른 회사로 가고, 부장·과장들은 어수선한 틈을 타 무슨 좋은 일이 없을까 하고 분주하게 돌아다녔고, 중역들은 이리저리도 도망다니거나 숨어 있었다. 사장은 조합원들 앞에서 눈물을 흘렸다. 그런 와중에 발신할 전보량은 적어지고 수신량도 나날이 줄어들어 나는 할 일이 없었다. …근무 시간에 떠들썩한 전신실에서, 회사 노트에다 회사 볼펜으로 하루에 세 장씩 써나갔다. 400자 원고지로 한 100매 정도면 <문학계>라는 잡지의 신인상에 응모할 수 있다는 얘기를 친구한테 들어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때까지 <문학계>를 읽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순수문학이니 중간소설이니 하는 장르에 대해서도 전혀 몰랐다. 생활을 무로 돌리면서까지 문인의 길을 걷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도 몰랐다.” -마루야마 겐지, ‘상금 오만엔’, <소설가의 각오>


인생 2막이다. 권태성씨는 소설을 쓰면서 ‘새로운 나’를 만났다. “스물아홉 살 먹도록 부끄러운 일이지만, ‘비루하다’라는 말을 사전을 찾아보아야 할 정도로 단어력이 부족해요. 그래도 계속 소설을 쓸 겁니다. 겉모습은 그대로인데 사람이 많이 바뀌었으니까요. 홍익대 앞 길 가다가 만나면 눈살 찌푸리게 되는 그런 사람 있죠? 그게 저와 제 친구였거든요. 술을 몇 병 먹느냐가 중요하던 사람에서 어떤 생각이냐, 사람이냐가 중요한 사람으로 건너왔어요.” 지금은 일하는 도중 바라본 하늘이 그를 가만히 두지 않는다. “심지어 가을 하늘이 아름답기 시작했어요. 지금 나무에 햇빛이 걸려 있는데, 그걸 표현하고 싶은데, 답답하네요.”

소설이 또 다른 나를 낳으며, ‘같기도 소설’을 낳으며, 무수한 읊조림을 낳으며 무한히 확장 중이다.



늘어나는 1억원 고료와 정체된 신춘문예

다양한 욕구에 맞춘 소설 공모는 없을까


1억원의 상금을 내건 공모전은 현재 6개다. 2005년 <미실>을 시작으로 한 세계문학상이 1억원의 스타트를 끊었다. <조선일보>는 2007년부터 뉴웨이브문학상을 주최하면서 1억원의 상금을 내걸었다. 2008년 문학사상사는 문사장편소설상을 공모하면서 사상 최대 금액인 1억5천만원을 고료로 약속했다. 올해 ‘1억원짜리’가 대거 늘었다. <조선일보>는 뉴웨이브문학상(9월26일 마감) 외에도 2009년부터는 판타지문학만 떼어내 1억원의 상금을 내걸었다(8월31일 마감). 7월 첫 당선자를 낸 멀티문학상도 1억원이다. 살림출판사와 영화사 프라임엔터테인먼트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대한민국문학영화콘텐츠 대전’도 장편소설 1억원, 청소년문학 부문 5천만원으로 올해 첫 공모를 했다(8월31일 마감). 역시 올해 처음 공모하는, <중앙일보>가 웅진씽크빅과 함께하는 중앙장편문학상(10월26일 마감)도 1억원이 상금이다.

상금은 올랐으나 ‘당선작 없음’이 문학상 수상작 발표의 다인 경우가 많다. 문학사상사의 문사장편소설상은 지난해 1회 수상작을 내지 못했고 올해 말 마감이었던 제2회는 공모 중지를 선언했다. 뉴웨이브문학상은 1회 수상자(유광수 <진시황 프로젝트>)를 낸 뒤 지난해 수상자를 내지 못했다.

5천만원을 내건 문학의문학 장편공모상도 2007년 첫 회 당선작을 낸 뒤 2회 당선작을 내지 못한 채 공모를 잠정 중단했고, 자음과모음이 지난해 계간지를 출범하며 5천만원씩을 내걸고 의욕적으로 공모한 자음과모음문학상·네오픽션문학상은 자음과모음문학상만 당선자를 냈다(<자음과모음> 2009년 가을호 발표).

모두 장편소설 공모다. 그리고 많은 경우 멀티미디어의 ‘소스’로서의 소설에 대한 기대다. 1억원 고료 세계문학상의 <미실> <아내가 결혼했다> <스타일> 등이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영화화·드라마화된 선례가 있다. 일종의 ‘대박’에 대한 꿈이다. 장편소설을 쓸 수 있는 작가군에 비해 상이 난립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그간 문학상은 단편소설 중심으로 운영돼왔다.

장편소설로의 쏠림 현상은 신춘문예의 ‘경직성’에 대한 반작용의 결과기도 하다. ‘신춘문예’라는 정형화된 글쓰기는 한국 문단의 폐해로 지적되어왔다. 2009년 신춘문예 트렌드의 하나는 ‘40·50대 당선자의 대거 배출’이었다. 문학상에 심사위원으로 참가한 한 작가는 “‘정답’에 가까운 작품을 쓰는 데 나이 든 사람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70대 심사위원들이 대거 포진한 것도 그 이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말했다. 일제강점기 일본의 제도를 따라 1914년 시작된 신춘문예는 일본에서도 용도폐기된 지 오래다.

김진 문학평론가는 “꼭 기성 소설이 뭐가 갑자기 부족해서라기보다는 욕구가 다양해졌다고 봐야 한다. 문단 쪽에서도 필요성에 공감하고, 그것이 대중의 필요와도 만났다. 앞으로 문학과 대중, 두 방향으로 가는 길이 아니고 양쪽에서의 필요성이 점점 더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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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온두라스 소년의 '엄마 찾아 5만리' <엔리케의 여정>

 

 

 

 

ⓒ 다른

중남미출신의 한 남자 아이가 화물열차 지붕위에 올라타고 멕시코를 가로질러 미국으로 가고 있다. 해마다 수천 명의 아이들이 화물열차의 지붕이나 난간에 매달려 그들의 부모를 찾으러 북쪽으로 가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의 엄마가 아직도 그들을 사랑하는지 확인하고 싶어 한다. - 책 속 사진 설명

<엔리케의 여정>주인공 '엔리케'도 수많은 소년들 중 하나. 엔리케가 이 화물열차 지붕위에 올라탄 것은 12년 전에 자신을 버리고 집을 떠난 엄마를 찾기 위해서다. 엔리케의 '엄마 찾아 122일간의 사투 5만 리'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엔리케의 엄마는 왜 떠나야만 했을까? 엔리케의 엄마 '라우데스'는 남편이 집을 떠나자 맨몸으로 두 아이를 키워야 하는 암담한 현실에 처한다. 아이들을 굶겨야 하는 날들이 늘어가자 미국으로 숨어 들것을 결심한다. 1~2년만 타국에서 고생하면 될 것 같았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매일 20시간을 일해서라도 아이들에게 돈을 보낼 수 있음이 다행스러웠지만 귀국할 목돈을 마련하지 못한 채 1년, 2년..., 목돈을 모아 돌아갈 날을 꿈꾸다가 12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이것은 엔리케의 엄마 '라우데스'만이 아닌, 남미 가난한 나라의 수많은 '싱글맘'들이 처한 암담한 현실이다.

그녀들은 미국이라는 신세계 가장 밑바닥에서 돈을 벌어 고국의 자식들과 가족들을 먹여 살렸다. '라우데스'처럼 미국으로 가는 과정에 수많은 젊은 여자들이 강간을 당하여 임신을 하게 되고, 매춘을 하거나 팔려 가는 등 집을 떠날 때보다 더 비참한 신세로 전락하기 일쑤였다.

'사람 잡아 먹는 기차'에 올라탄 사람들

▲ '죽음의 열차'로 불리는 화물용 기차지붕에서 만나는 위험. 나무가지 때문에 열차에서 던져지기도 하고 눈알이 패여 나간 경우도 있다. 작가와 동행한 사진가가 화물열차 지붕위에서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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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파스테펙에서 화물열차가 잠시 정차하고 있는 동안,한 이주민 소년이 화물칸 사이를 뛰어 건너는 것을 다른 한 이주민 소년이 쳐다보고 있다.(책속 사진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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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리케가 엄마를 찾아 미국으로 향하며 올라탄 화물열차 지붕위에는 온갖 위험들이 도사리고 있었다. 강도에게 돈을 빼앗긴 뒤 열차 위에서 밀려 죽음을 맞이한 사람들은 허다했고, 지쳐서 졸다가 떨어져 죽거나 다리가 절단되는 경우도 많았다. 그래서 이민자들은 그 화물열차를 '죽음의 기차', '사람잡아 먹는 기차'라고 불렀다.

기차가 멈춤과 동시에 단속을 피하기 위해 숨는 숲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 곳곳에서 불법 이민자들을 노린 인간사냥꾼들이 눈을 번득이고 있었다. 이 사냥꾼들은 가진 것을 모두 뺏고 당국에 넘기거나 죽였다. 혹은 불구로 만들었다. 멕시코의 경찰들은 아예 강도가 되어 이민자들이 가진 것을 빼앗고 폭행하거나 죽였다. 혹은 그들의 나라로 강제 이송했다.

하지만 수많은 이민자들이 다시 이 죽음의 길에 올랐다. 엔리케도 7번이나 잡혀 강제 이송되었고 8번째 시도로 엄마를 만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죽음의 길에는 엔리케처럼 오래전에 떠난 엄마를 찾아 나선 소년들도 있지만 미국이라는 신세계를 꿈꾸는 불법 이민자들도 많았는데, 이들은 대부분 남미의 가난한 사람들이었다.

▲ <엔리케의 여정> 겉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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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타임스의 리포터인 '소냐 나자리오'는 2000년 5월 멕시코 누에보라레도에서 17세의 온두라스 소년 '엔리케'를 만나게 된다. 가난한 남미 사람들의 미국으로의 불법 이주를 취재하는 것이 그녀의 목적이었다. 당시 엔리케는 자신이 5살 때 돈을 벌기 위해 미국으로 떠난 엄마를 찾기 위해 미국으로 향하던 중이었다. 가진 것은 아주 적은 푼돈과 엄마의 전화번호를 적은 종이뿐.

그녀는 2000년 5월부터 9월까지 수많은 이민자들이 목숨을 걸고 있는, '남미를 거쳐 멕시코를 횡단, 미국에 이르는 5만 리'에 해당하는 '엔리케의 여정'을 그대로 따라간다. 그녀는 엔리케처럼 죽음의 기차 지붕위에 올라타 수많은 이민자들 틈에 끼이고 그들처럼 열차가 멈추면 단속을 피해 도망치면서 멕시코 31개주 중 13개주를 종단한다.

그녀도 수많은 이민자들처럼 지붕위에서 떨어져 죽을 위기에 처한다. 또 기차가 잠깐 멈춘 사이 이민자들과 함께 단속을 피해 도망치면서 폭행과 강간의 위험에 처하거나 목격하게 된다. 즉 이 책은 저자가 자신의 목숨을 내걸고 이민자들의 실태를 알리기 위해 '이민자들의 죽음의 여정'에 동행하며 적은 기록이다.

저자는 몇 개월 동안의 취재를 마친 뒤, 매일 누군가 자신을 성폭행하기 위해 화물열차 위를 달려오는 악몽에 시달렸다. 때문에 몇 달 간 정신과 치료를 받은 후에야 잠 잘 수 있었다고 한다. 작가가 자신의 안전도 보장받지 못한 죽음의 여정에서 엔리케와 수많은 남미 이민자들의 현실을 취재·기록한 이유는 무엇일까?

너무도 처참한 불법 이민자들의 현실

저자의 취재는 이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엔리케가 엄마를 만나 생활하는 과정이나 온두라스 등에 남겨진 가족들을 찾아 취재를 한다.

'엄마 찾아 122일간의 사투 5만 리' 끝에 만난 엄마와의 생활은 행복할까? 이국에서 그렇게도 그리워하며 안아보고 싶어 하던 아들 아니던가! 하지만 12년이라는 간극은 모자를 그리움의 관계에서 원망과 대립의 관계로 몬다. 그것이 미국 불법이민자 대부분이 처한 현실이다. 그들은 결국 원수보다 못한 관계가 되어 서로에게 상처를 남겼다.

책의 마지막은 엔리케의 아이를 낳은, 엔리케가 두고 온 엔리케의 여자 친구 이야기다. 그녀는 자신의 엄마와 엔리케의 엄마가 그랬던 것처럼 어린 아이를 가난한 가족들에게 떼놓고 엔리케와 미국이란 신세계를 향해 죽음의 여정에 오른다. 돈을 보내지 못하면 아이는 버려질 것이다. 이것이 가난한 남미 사람들의 실태다.

그 아이들은 몇 년 후 엔리케처럼 죽음을 무릅쓰고 엄마를 찾아 나선다. 그 길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불구가 되고 흔적 없이 죽는다. 엔리케 모자처럼 성공하기는 어쩌다 한둘. 저자는 아이들을 떼어 놓고 불법 이주한 엄마를 찾아 나선 4만 8천여 명 아이들의 여정은 물론 되풀이 되는 중남미 빈곤, 미국 이민의 문제점과 현실까지 함께 들려준다.

▲ 쓰레기하치장에서 대머리수리매들과 먹을 것을 두고 싸우는 남아메리카의 가난한 아이들.엔리케의 엄마가 돈을 보내지 않으면 엔리케와 그의 누나도 이렇게 살아가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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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멕시코 베라크루소의 철길가에 사는 사람들.하루에 2달러도 채 안되는 돈으로 살아갈만큼 가난하지만 자신들 보다 더 불쌍하다고 생각하는 이주민들에게 음식을 나누어 줄 만큼 아름다운 손들을 가지고 있다.(책속 사진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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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출판사는 청소년 관련 책을 주로 내고 있습니다. 2004년에 출간한<프란시스코의 나비>는 '가족의 의미를 부모와 자녀가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평소 중남미 문제에 관심이 많았던지라 국내 청소년들에게 이렇게 살아가는 지구 반대편 아이들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서 이 책을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소냐 나자리오'와 '돈 바트레티'의 기자정신도 감동스러웠습니다.<엔리케의 여정>이 우리 아이들에게 용기와 남에 대한 배려를 생각하게 하는 그런 책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책을 펴낸이 김한청 (2월 12일 통화중에서)

불법 이민자들의 현실은 처참했다. 하지만 그들을 돕는 수많은 사람들과 봉사자들이 있어 엔리케처럼 성공하기도 한다. 그들은 불법이민을 도와준다는 명목으로 체포의 위기에 처하기도 한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여러 생각이 교차한다. 책에 붙은 어느 찬사처럼 올해 한권의 책만을 읽어야 한다면 이 책을 꼭 읽으라고 말하고 싶다.

책 속에서 만나는 6장의 사진들은 저자의 <엔리케의 여정>에 동행한 사진기자 '돈 바트레티'가 죽음을 무릅쓰고 찍은 것들로 그에게 퓰리처상의 영광을 안겨주었다.

남미 이민자들의 생생한 사투와 미국 이민의 문제점, 되풀이 되는 남미의 빈곤을 생생하게 기록한 <엔리케의 여정>은 2003년 퓰리처상 2개 부문(특집기획, 보도사진)을 수상했다. 독자들이 읽게 되는 이 책은 2003년 퓰리처상 수상 이후 저자가 2005년에 다시 만난 엔리케의 생활과 엔리케가 떠나온 온두라스까지 담았다.

책을 읽는 동안 자꾸만 잊었다. 작가가 들려주는 '엔리케와 수많은 이민자들이 처한 끔찍한 현실'이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 한편에서 일어나는 일이라는 것을, 상상력으로 가공된 픽션으로나 가능할 것같은 처참한 일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모든 이야기들은 2000년부터 2005년에 이르는 죽음을 건 취재의 기록이자 우리와도 결코 무관하지 않은 것이다. 그들은 왜 끝없이 떠나야만 할까?

덧붙이는 글 | <엔리케의 여정>(소냐 나자리오 씀, 돈 바르레티 사진)(다른. 2007년 1월.1만 900원)의 저자 소냐 나자리오(Sonia Nazario)는 '월스트리트 저널'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하여, 1993년부터 'LA 타임지'에서 프로젝트 리포터로서, 빈곤, 마약, 이민 등과 같은 사회문제에 대한 기사를 20년 이상 써왔다. 퓰리처 상, 조지 폴크 상, 로버트 케네디 저널리즘 그랑프리 상 등 여러 권위 있는 상들을 수상했다.

사진을 찍은 돈 바트레티 (Don Bartletti)는 1983년부터 'LA 타임즈' 지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했으며, 30년간 사건 현장을 종횡무진하면서 많은 사진을 찍었다.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전쟁에 종군하여 사진을 찍기도 했다. 2003년 퓰리처 상 및 유니세프 올해의 사진 그랑프리를 비롯, 여러 상을 수상했다.(책 안표지에서)


Posted by 다른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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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프란시스코의 나비>, 1940년대 배경

 

교실 밖에는 데네비 교장선생님과 낯선 남자가 한 명 서 있었다. 순간 나는 눈이 동그래졌다. 녹색제복을 보자 두려움이 몰려오면서 숨이 막혀왔다. 어디로든 도망치고 싶었지만 다리가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온 몸이 떨리기 시작하였고 심장은 터져 버릴 것만 같았다. 엘리스 선생님과 이민국 직원은 교실로 들어와 내게로 다가왔다. 선생님은 내 어깨 위에 손을 얹으시더니 슬픈 목소리로 말씀하셨다. "이 아이예요" 나는 눈을 감아버렸다. - 책속에서

미미하고 보잘 것 없는 작은 애벌레, 나비되어 훨훨 날다

▲ <프란시스코의 나비>겉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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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시스코 지메네즈'의 성장소설 <프란시스코의 나비>의 마지막 부분이다. 미국에 불법이주를 하여 이민 농장을 전전하며 가장 무서워했던 이민국사람들에게 발각되어 멕시코로 추방당하는 장면과 함께 이 소설은 슬프게 끝난다.

가난한 멕시코인 프란시스코 가족은 '미국에만 가면 잘 살 수 있다'는 꿈을 안고 캘리포니아 주 산타마리아로 숨어든다. 가족은 이민국에 발각되어 멕시코로 추방당하기 전까지 목화농장, 딸기농장, 포도농장을 수확기에 따라 전전한다. 다섯 아들에 딸 하나. 이 가족은 어떤 때는 낡을 대로 낡은 트럭에서, 혹은 텐트, 혹은 판자 집에서 몇 가지 가재도구만으로 살아간다. 쓰레기 더미에서 먹을 것과 필요한 생활물자를 구할 때도 많았다.

주인공 소년 프란시스코는 산타마리아에 온 지 한참이나 지나 학교에 등록을 한다. 형은 부모님과 함께 목화를 따러갔다. 오직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은 프란시스코라는 이름뿐, 영어를 전혀 모르는 소년은 학교에서 외톨이가 된다. 공부시간에도, 아이들의 시선이 쏠릴 때도 소년에게 따가운 눈총이 쏟아지면 교실 선반에 놓여 있는 유리병속의 애벌레만 보았다.

소년은 미술시간에 나비를 그린다. 소년의 나비그림은 친구 모두가 볼 수 있는 게시판에 걸렸다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다. 하지만 영어를 전혀 하지도, 듣지도 못하기 때문에 영문을 알 수가 없다. 그런데 어느 날 이 나비 그림이 '최고상'의 영광을 안고 돌아온다. 소년이 비로소 인정을 받은 것이다. 소년을 이유 없이 미워했던 친구들도 소년을 좋아하게 된다.

소년이 유리병 속의 고치가 된 애벌레를 보았을 때 고치를 막 찢고 나오는 것이 있었다. 담임선생님은 유리병을 들고 운동장으로 나가 반 아이들 앞에서 소년에게 유리병의 마개를 열라고 시킨다. 소년에게 용기와 힘을 주고 싶은 배려였다. 소년이 마개를 열자 고치에서 나온 화려한 나비는 날개를 팔랑거리며 훨훨 날아오른다.

하지만 소년은 더 이상 학교에 나가지 못하게 된다. 일감을 따라 새로운 지역의 이주 농장으로 떠나야 했기에. 취학 아동을 학교에 보내지 않으면 처벌을 받고, 불법이주가 발각되기 때문에 소년은 이후 다시 또 다른 학교에 등록하지만, 따돌림 속에서 친구가 생길만하면 다시 학교를 그만두게 된다. 또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야 하기 때문에.

소년의 가족들은 아침 6시에서 오후 6시까지 12시간 동안 노동을 한다. 여러 농장을 떠도는 동안 이 가족에게 죽을 고비와 많은 시련이 되풀이 된다. 게다가 아버지가 허리를 다쳐 일을 못하게 된다. 그리하여 가족은 그동안 모은 돈으로 겨울을 나기 위해 제일 처음 왔었던 산타마리아로 돌아 왔던 것이다. 하지만 기다리고 있던 것은 이민국 직원과 강제추방.

<프란시스코의 나비>는 찢어지게 가난하여 세끼도 제대로 먹지 못하는 한 멕시코인 가족이 미국으로 불법 이주하여 힘들게 살아가는, 1940년대 가난한 불법이주민들의 실태를 생생하게 알려준다. 지금도 남미나 세계 가난한 나라의 수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얻기 위하여 미국으로 숨어들기를 시도하고 있다. 오죽하면 '이민농장'이라는 것까지 생겨났을까?

프란시스코의 나비에 그들이 아낌없는 찬사와 박수를 보내는 이유는

'프란시스코 지메네즈'의 성장소설인 <프란시스코의 나비>에 붙은 찬사는 엄청나다. 보스톤 글로브 혼북상, 북리스트 편집자 상, 미국 아동 청소년상, 제인스 아담스상, 미국 도서관 협회 청소년을 위한 최고의 책 선정, 캘리포니아 도서관 협회상인 존패트릭 베티상, 1999년 뉴욕 도서관 올해의 책 선정, 로스앤젤레스 도서관 상. 국내에선 책으로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교사들(책따세) 권장도서이기도.

저자는 현재 캘리포니아 주 교사자격 심사위원장이며, '산타클라라 대학교에서 현대 어문학 교수와 <인종문화연구소> 소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또한, 정치적 반발과 반 이민단체의 강력한 저항을 무릅쓰고 가난한 노동자들이 잠시 쉴 수 있는 겨울방학 때는 학생들과 연극단체를 만들어 이민 농장의 가난한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연극 공연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의 최대 관심은 정체성 혼란을 겪는 불법 이주민 아이들의 교육.

이 모든 것들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정규 교육을 거의 받지 못하고 6살 때부터 캘리포니아 이민 농장의 노동자로 가족과 함께 떠돌았던 불법 이주민 소년이 어떻게 이런 위치에 오를 수 있었을까? 멕시코로 추방당한 가난한 소년이 어떻게 이처럼 성장할 수 있었을까? 이처럼 수많은 단체의 수많은 사람들이 이 책에 찬사와 추천을 아끼지 않는 이유는?

저자의 지금의 생활과 권위가 가능할 수 있었던 이력을 소설이 모두 끝난 한 페이지짜리 '후일담'과 저자와의 인터뷰에서 찾을 수 있었다.

"이 책의 내용은 90%가 사실이고 10% 정도가 픽션이다. 실제로 내가 돌아간 교실에서 독립선언문을 암송하려고 할 때 이민국 직원이 교실로 와서 나를 데리고 가 가족은 추방됐다... 어렸을 때 나비들의 매력적인 아름다움과 자유롭게 훨훨 나는 모습에 나는 반했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영어를 할 줄 몰라 교실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외로움을 떨쳐버릴 수 있었던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 내가 나비그림으로 상을 받았을 때, 내 몸이 '활짝 열리는 것'을 느꼈다. 이 감동은 나에게 있어서 평생 동안 굉장히 의미 있는 사건이었다." - 저자와의 인터뷰 중에서.

<프란시스코의 나비>는 이민농장을 전전하는 가족의 역경과 애환을 그리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예전에는 어찌 어찌 어렵게 살았는데 어찌하여 성공했다' 식이 아닌, 가족의 따뜻함과 서로를 위한 배려가 잔잔하게 흐르고 있어서 책을 읽는 동안 눈물과 웃음을 동시에 맛보게 될 것이다. 가장 슬픈 순간에 이 가족은 서로를 위해 웃음을 연출하기도 하니까.

또한 느끼는 것은 부모의 바람직한 역할과 가족의 소중함이랄까? 어린 자식들까지 이민농장의 힘든 노동을 시켜야 할 만큼 뼈에 사무치는 가난에도 남을 속이는 것은 나쁜 일이고 자신들보다 힘든 이웃을 배려하라고 자식들에게 몸소 모범을 보이고 가르치는 소년의 부모는 감동스럽다. 가족을 위해 헌신하는 형의 모습도, 어떤 역경 속에서도 늘 밝게 웃으며 가족을 따뜻하게 품어 안는 소년의 어머니는 태양빛처럼 밝고 따뜻하게 빛난다고 할까?

때로는 쓰레기 더미를 뒤져서라도 살아가야 하는 이 가족의 이야기는 눈물겹고 감동스럽다. '프란시스코의 나비'를 만난 이후 가슴 속에서 나비 한 마리가 팔랑거리며 가슴을 설레게 한다고 할까? 말이 통하지 않아도 꼭 만나보고 싶은, 삶 자체가 한편의 감동스런 휴먼드라마인 저자다. 누구든 살아갈 용기와 희망이 필요하다면 <프란시스코의 나비>를 꼭 만나보기를!

덧붙이는 글 | <프란시스코의 나비>(프란시스코 지메네즈 지음/하정임 옮김/노현주 그림/다른출판사.2004년/8500원)는 미국내 대학에서 아동문학강좌 교재용으로 채택한 경우도 있으며 세계 각 나라에서 아동에서 어른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연령층 권장도서로 추천되고 있다.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엔리케의 여정>에 보면 죽음의 열차를 타고 미국으로 흘러들어가는 남미의 가난한 불법 이주민들에게 기차가 지나갈 때를 기다려 먹을 것을 나누어 주던 멕시코인들이 나온다. 이 책 속 주인공 가족과 같은 멕시코인들이 바로 그들이다. 그들은 가족이 미국으로 불법이주하여 고생하면서 돈을 보내주기때문에 동병상련으로 지금 현재도 수많은 가난한 남미 불법 이주민들에게 격려를 아끼지 않는 것이다.

 
 
Posted by 다른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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